
대전은 흔히 교통의 중심지나 행정도시로만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감성과 이야기가 살아 있는 여행지로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성심당의 독창적인 베이커리, 고풍스러운 근대 건축물, 도보로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원도심 코스가 자리합니다. 특히 대전 원도심 일대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 풍경 속에서 미식과 건축, 문화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입니다. 젊은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도심 감성 투어’로 불리며 SNS 인증샷 명소로도 떠오르고 있죠. 과거의 숨결과 현대의 감성이 어우러진 대전, 그 특별한 하루를 함께 걸어보세요.
성심당, 대전 미식의 상징
성심당은 단순한 빵집이 아닙니다. 1956년부터 대전의 중심을 지켜온 이곳은 ‘빵으로 표현한 도시 문화’ 그 자체입니다. 본점은 대전역에서 도보 5분 거리로 접근성이 좋고, 내부는 고풍스럽고 클래식한 인테리어가 어우러져 레트로한 감성을 자극합니다.
대표 메뉴인 튀김소보로는 바삭한 식감과 부드러운 팥앙금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최근엔 달콤한 풍미가 더해진 고구마 튀김소보로도 인기입니다. 계절마다 과일이 바뀌는 시루케이크는 찹쌀떡처럼 쫀득한 시트 위에 딸기, 망고, 생귤, 무화과, 밤 등 계절 과일이 올라가 있어, 한입만으로도 사계절의 감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잠봉뵈르, 애플브리치즈 샌드위치, 명란바게트 등 독창적인 메뉴들도 다양합니다.
성심당은 현재 대전 본점, 대전역점, DCC점, 롯데백화점점 등 여러 지점을 운영 중이며, 특히 본점 주변에는 마치 ‘성심당 타운’처럼 다양한 콘셉트 매장이 모여 있습니다. 케이크 전문 케이크부띠크, 시루케이크 전문점, 샌드위치 전문 샌드위치 정거장, 자가제면 우동과 튀김을 맛볼 수 있는 성심당 우동야, 70년대 정서가 담긴 과자점 성심당 옛맛솜씨까지 각각의 공간이 색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성심당의 철학과 이념을 테마로 한 성심당 문화원에는 카페, 굿즈샵, 갤러리가 함께 있으며, ‘튀소비누’, ‘성심이 인형’ 등 특색 있는 상품이 여행자들에게 인기입니다. 특히 본점 내부에는 신선한 빵을 일정 온도에서 최적으로 보관하는 빵보관소가 마련되어 있어, 품질 유지에 대한 정성과 철학이 엿보입니다.
이 모든 공간이 어우러진 성심당 거리 일대는 단순한 제과점이 아니라, ‘하나의 작은 빵 마을’처럼 느껴집니다. 빵을 사랑하는 여행자라면 이곳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순간이 바로 대전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입니다.
대흥동성당과 구 충남도청, 시간을 걷는 건축
대전 원도심에는 도시의 과거와 현재가 겹쳐진 듯한 건축 유산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대흥동성당은 1962년에 건립된 고딕 양식의 성당으로, 붉은 벽돌 외벽과 둥근 아치형 창문이 클래식한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전통적인 교회 건축에 현대적인 재료가 더해져, 내부에 기둥 없이 넓은 공간이 확보된 구조도 인상적입니다. 성당은 평일 낮에도 조용하고 고요하여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머물기 좋습니다. 햇살이 붉은 벽돌에 비치면 자연광만으로도 분위기 있는 사진이 나와 SNS 인증샷 명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성당을 감싸는 좁은 골목과 오래된 담벼락들은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과거의 시간을 걷는 듯한 기분을 선사합니다.
성당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한 구 충남도청 본관, 현재의 대전근현대사전시관은 르네상스 양식의 웅장한 외관이 인상적인 건물입니다.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까지 대전의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내부에는 도시의 형성과 성장, 철도 산업과 시민들의 삶을 보여주는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시관은 단순한 박물관이 아닌, 건축물 자체가 살아 있는 교육자료입니다. 내부 공간이 개방감 있게 구성되어 있고, 무료 관람이 가능해 누구나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외부 정원에는 오래된 수목과 벤치가 있어 잠시 머물며 쉬기에도 좋습니다.
이 두 건축물은 대전 원도심 건축의 상징과도 같은 장소로, 도시의 결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데 더할 나위 없는 코스입니다. 근대사에 관심 있는 여행자뿐 아니라 감성적인 풍경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도 강력히 추천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단순히 ‘보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걷고 느끼며 머무르는 여행’을 할 수 있게 해주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두부두루치기와 원도심의 맛집·카페
대전은 ‘밀가루 도시’로 불릴 만큼 칼국수와 두루치기 맛집이 밀집한 지역입니다. 특히 대전 중앙로 일대 골목 안쪽에는 30~40년이 넘은 두부두루치기 노포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걸으며 숨은 맛집을 찾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두툼하게 썬 두부를 매콤한 양념으로 볶아내 국물이 잘박하게 깔린 두루치기에 칼국수 면을 비벼 먹으면 깔끔하면서도 개운한 맛이 일품입니다. 웨이팅이 있는 곳이 많아 오픈 직후나 브레이크 타임 직후에 방문하면 보다 여유롭게 즐길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추천 메뉴는 물총칼국수입니다. 바지락보다 감칠맛이 풍부한 물총조개를 이용해 끓인 칼국수는 맑고 깊은 국물 덕분에 해장 음식으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진한 국물맛을 자랑해 국물 맛에 민감한 미식가들도 만족할 수 있는 메뉴입니다. 칼칼한 물총탕도 함께 제공되는 곳이 많아, 따뜻한 한 끼를 원할 때 더없이 좋은 선택입니다.
이 외에도 24시간 운영하는 순대국밥집은 머리고기, 순대, 내장 등 원하는 부위를 선택해서 주문할 수 있으며, 국물은 깊고 잡내 없이 깔끔합니다. 특히 로컬들이 애정하는 소고기국밥집도 많아, 담백한 육수에 큼직한 고기가 아낌없이 들어간 든든한 한 그릇을 맛볼 수 있습니다.
든든하게 식사한 후에는 원도심의 감성 가득한 카페 투어를 추천합니다. 옛 중구청 일대에는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여행카페, 주말이면 재즈 공연이 열리는 재즈 카페, 로스팅 원두로 핸드드립을 즐길 수 있는 갤러리형 카페 등 다양한 콘셉트의 카페가 모여 있습니다. 공간마다 분위기와 개성이 달라 취향에 맞춰 고르기 좋고, 잠시 쉬어가기에도 알맞은 곳들입니다.
또한 소제동 카페거리는 전통 한옥과 자연을 품은 정원이 함께 어우러진 공간으로, 마치 도시 속 작은 정원 같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망고빙수, 크레페, 베이컨 크림치즈 베이글, 블루베리 요거트 아이스크림 등 이색 디저트와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으며, 날씨 좋은 날엔 테라스석에서 바람을 맞으며 커피를 마시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처럼 대전 원도심의 먹거리와 카페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도시의 정체성과 사람의 온기를 담고 있는 문화 체험이자 감성 여행의 일부입니다. 한 끼 식사, 한 잔의 커피가 특별한 기억이 되는 곳. 그것이 바로 대전 원도심입니다.
결론: 성심당부터 골목 끝 카페까지, 도시의 감성을 걷다
성심당의 향긋한 빵을 손에 들고 시작한 원도심 여행은, 시간의 흔적이 남은 건물들을 지나고, 시장과 골목에서 사람 냄새를 마주하며 완성됩니다.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미식, 감성 카페가 조화를 이루는 이 도시는, 단순히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여행지입니다.
무언가를 ‘보러 가는’ 여행이 아니라, 도심의 결을 ‘느끼며 걷는’ 여행이 대전에서 가능합니다. 건물에 남은 흔적, 오래된 간판, 구석진 골목에서 들리는 음악 한 조각조차 여행의 일부가 됩니다. 빠른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리듬으로 하루를 보내고 싶다면, 지금 이 순간 대전 원도심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보세요. 과거와 현재가 맞닿은 이곳에서, 당신만의 특별한 여행이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