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단풍의 계절이자, 자연에 기대어 쉬어가기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서울과 가까운 강원도 홍천은 최근 단풍 명소로 주목받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광원리 은행나무숲과 살둔계곡길은 감성과 고요함을 모두 갖춘 힐링 여행지로 손꼽힙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하루쯤 마음에 쉼표를 찍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단풍 여행 코스를 소개합니다. 이 글에서는 숲과 계곡이 만들어내는 깊은 가을의 풍경과 더불어, 그 여운을 풍성하게 해 줄 로컬 맛집 정보까지 함께 전해드립니다.
홍천 은행나무숲, 황금빛으로 물든 가을의 선물
강원도 홍천군 내면 광원리에 위치한 홍천 은행나무숲은 단풍 시즌에만 특별히 개방되는 곳입니다. 2025년에는 10월 한 달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반인에게 무료로 개방됩니다. 입장료는 없으며, 방문객은 차량을 지정된 주차장에 두고 도보로 숲 입구까지 이동해야 합니다. 이 은행나무숲은 단순한 명소가 아니라, 한 남편이 병약한 아내의 건강 회복을 기원하며 1985년부터 직접 조성한 숲입니다. 약 4만㎡ 부지에 2,000여 그루의 은행나무가 심어져 있습니다. 아내를 돌보며 한그루 한그루 정성껏 가꿔온 숲은 2010년부터 일년에 한 달만 일반에 공개하면서 점점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시기는 10월 중순에서 말경으로, 황금빛으로 물든 은행잎이 숲 전체를 물들이는 장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은행잎이 떨어져 바닥을 덮은 풍경은 마치 황금 융단을 깔아놓은 듯하며,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가을 햇살은 누구라도 카메라를 꺼내게 만듭니다. 숲 곳곳에 마련된 벤치와 쉼터는 여행객에게 잠시 숨을 고를 여유를 제공합니다.
주변에는 삼봉약수, 구룡령, 가칠봉, 국립삼봉자연휴양림 등 홍천 9경으로 손꼽히는 명소들이 가까이 있어 당일치기 여행 코스로도 적합합니다. 서울에서 2시간 이내 거리로 접근성도 좋아, 매해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가을 대표 명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살둔계곡길, 원시림의 고요와 단풍의 감성을 담은 길
광원리에서 차로 약 30분 이동하면 만날 수 있는 살둔계곡길은 가을의 정취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걷기 여행지입니다. ‘살만한 둔덕’이라는 이름을 가진 살둔마을은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산골 마을로, 계곡과 이어지는 숲길은 깊은 고요와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살둔계곡길은 계방천과 자운천이 만나는 지점으로, 물이 맑고 수질이 매우 좋아 천연기념물인 어름치와 열목어 같은 민감한 어종이 서식할 정도입니다. 특히 입구부터 이어지는 울창한 원시림 분위기는 도심과는 전혀 다른 자연의 품으로 들어선 듯한 기분을 선사합니다.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 부드러운 낙엽의 질감, 계곡물소리와 바람 소리가 어우러진 이 길은 걷는 것 자체가 하나의 명상이 됩니다. 가을이면 단풍나무와 자작나무들이 붉고 노랗게 물들어 계곡과 산자락 전체가 화려한 색으로 물듭니다. 자갈밭에 앉아 흐르는 물만 바라봐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이곳은,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평화롭고 아름답습니다.
트레킹 코스는 왕복 약 8km 거리로 평탄한 편이며, 중간에 문암골 쉼터 등에서 쉬어가기 좋습니다. 인공 구조물이 거의 없고, 때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환경이 유지되고 있어 ‘고요한 오지’라는 표현이 잘 어울립니다. 자연에 기대어 걷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최고의 단풍 산책길입니다.
여행의 마무리는 로컬 맛집에서 따뜻하게
여행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따뜻한 한 끼는 풍경만큼이나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홍천 은행나무숲과 살둔계곡 인근에는 현지 정취를 고스란히 담은 로컬 맛집들이 있어 여행의 마무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은행나무숲 인근에는 ‘***내고향’ 식당이 있습니다. 이곳은 소박하지만 정갈한 산채백반 정식으로 유명합니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신선한 산나물 반찬이 정갈하게 차려진 한상차림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고, 한입 먹는 순간 건강함이 전해집니다. 두부구이는 많은 방문객들이 사이드 메뉴로 즐겨 찾는 인기 메뉴로, 겉은 노릇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매력입니다. 직접 만든 듯한 고소하고 깊은 맛의 두부와 함께, 정성스레 손질된 나물 반찬 하나하나에서 식당의 진심이 느껴져, 소박하지만 따뜻한 한 끼를 완성해 줍니다. 식당 외관은 작은 정원처럼 꾸며져 있으며, 내부는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입니다. 일부 자리는 바깥 자연 풍경을 감상하며 식사할 수 있어 숲길 산책 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딱 좋습니다.
조금 더 이동해 삼봉약수터 입구 근처로 향하면, ‘** 깊은산골’ 식당이 있습니다. 이곳은 깊은 산속에 자리 잡고 있으며, 신선한 재료와 담백한 맛으로 유명한 로컬 맛집입니다. 대표 메뉴는 의외로 해물두부전골인데, 직접 만든 고소한 두부와 신선한 해산물이 어우러져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자랑합니다. 또한, 오리백숙과 닭백숙은 예약제로 제공되며, 다양한 약초와 함께 푹 고아낸 백숙은 기력을 회복하고 싶은 여행자에게 최적의 음식입니다. 식당 진입로는 좁은 길이 포함되어 있으니 차량 이용 시 주의가 필요하지만, 도착하면 만날 수 있는 조용하고 푸근한 분위기는 그 수고를 충분히 보상해 줍니다.
자연의 풍경을 따라 걸은 후, 산속에서 먹는 건강한 한 끼는 단풍보다 더 오래 남는 기억이 됩니다. 정갈하고 진심 어린 식사 한 끼로 여행을 마무리해 보세요. 소박하지만 따뜻한 이 맛이 홍천 가을 여행의 진짜 완성입니다.
결론
자연은 말없이 사람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힘이 있습니다. 강원도 홍천의 광원리 은행나무숲과 살둔계곡길은 그런 자연의 위로를 가장 잘 담아낸 가을 여행지입니다. 황금빛 단풍 사이를 걷고, 고요한 계곡 옆에서 자연과 호흡하며, 정갈한 지역 음식을 통해 속까지 따뜻해지는 하루를 보낼 수 있습니다. 꼭 멀리 떠나지 않아도, 길지 않은 하루여행만으로도 마음의 속도를 늦추고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여행지, 홍천에서 진짜 가을을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