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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없이 즐기는 설악산 단풍여행

by Daniella1022 2025. 10. 14.

설악산 권금성 이미지

 

설악산은 우리나라에서 단풍이 가장 먼저 시작되는 명산으로, 매년 10월 중순이면 붉은빛과 노란빛으로 물들기 시작합니다. 올해(2025년)는 10월 25일 전후가 단풍 절정 시기로 예상되고 있어, 지금이 가장 아름다운 가을 산행의 시기입니다. 하지만 대청봉이나 공룡능선처럼 험한 산행은 체력 부담이 큽니다. 이번 글에서는 힘든 등산 대신, 누구나 가볍게 걸으며 설악산 단풍을 즐길 수 있는 대표 코스 3곳을 소개합니다. 오색약수에서 설악폭포까지의 계곡길, 주전골 탐방로, 그리고 케이블카로 즐기는 권금성 조망까지 — 체력 부담 없이 즐기는 설악산의 가을 풍경을 만나보세요.

 

 

오색약수–설악폭포 코스 (왕복 5km, 초보자도 가능)

설악산 남쪽 입구인 오색약수에서 출발하는 설악폭포 코스는 단풍과 계곡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대표 산책 코스입니다. 왕복 약 5km, 소요시간은 약 2시간 30분 정도로 초보자도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길이에요. 이 코스는 오색약수 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하며, 초입부터 활엽수 숲이 산책로 양옆을 감싸 가을빛을 띤 나뭇잎들이 터널처럼 이어집니다. 계곡을 따라 완만하게 이어지는 길에는 나무 데크와 바위길이 번갈아 나타나며, 곳곳에서 물소리와 바람 소리가 조화롭게 들려옵니다.

10월 중순부터 말까지는 설악산 단풍이 절정을 맞이해, 붉고 노란 잎이 계곡물 위로 떨어져 흘러가는 장면이 장관을 이룹니다. 바위 절벽 사이로 흘러내리는 폭포의 물줄기와 단풍잎이 어우러진 모습은 마치 한 폭의 수묵화 같습니다. 중간마다 쉼터와 벤치가 있어 잠시 쉬어가며 주변 풍경을 감상하기에도 좋습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폭포 주변에서 햇살이 부딪히며 무지개가 비치는 장면을 만나기도 합니다.

이 길의 가장 큰 매력은 ‘산을 오른다’ 라기보다는 ‘산속을 걷는다’는 느낌을 준다는 점입니다.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와 계곡물의 흐름, 새소리가 섞여 들리는 순간마다 마음이 차분해지고, 어느새 발걸음이 느려집니다. 왕복으로 다녀와도 큰 체력 부담이 없으며, 설악폭포에 다다르면 맑은 물안개가 가볍게 피어올라 여행의 마지막 장면을 완성합니다. 오색약수 주차장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탐방 초입에는 간단한 간식과 음료를 판매하는 찻집이 있습니다. 폭포를 다녀온 뒤에는 약수터 근처에서 설악의 청량한 공기를 마시며 잠시 머물기에도 좋습니다. 산을 오르는 대신 계곡과 숲 속을 걸으며 단풍의 색과 냄새를 느낄 수 있는, 초보자에게 가장 적합한 설악산 코스입니다.

 

 

오색약수–주전골 탐방로 (왕복 4km, 가족여행 추천)

주전골 탐방로는 설악산 단풍 코스 중에서도 가장 완만하고 걷기 편한 길로 꼽힙니다. 오색약수에서 출발해 주전골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왕복 약 4km 구간으로, 경사가 거의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습니다. 길을 걷는 내내 계곡이 옆에서 함께 흐르고, 활엽수 숲이 길을 감싸며 가을 특유의 차분한 공기를 전해줍니다.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10월 하순에는 붉고 노란 잎이 물 위에 비쳐, 마치 수채화 같은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탐방로를 따라가다 보면 십이폭포와 작은 다리, 그리고 바위틈 사이로 흐르는 투명한 물줄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나무데크 위를 걸을 때마다 물소리가 발끝에 전해지고, 머리 위로는 햇살이 단풍잎 사이로 스며들어 반짝입니다. 주전골의 단풍은 산 능선보다 계곡 가까이에 자리해 색감이 짙으며, 맑은 물 위로 단풍빛이 비쳐 물결이 일렁일 때마다 색이 달라 보입니다. 그 덕분에 사진가들이 특히 즐겨 찾는 곳으로, 단풍잎이 물 위에 떨어져 흘러가는 장면을 담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삼각대를 세우는 이들도 많습니다.

왕복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되며, 중간중간 정자와 벤치가 마련되어 있어 잠시 쉬어가기 좋습니다. 오전에는 물안개가 피어올라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오후에는 햇살이 비스듬히 비쳐 단풍빛이 더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주전골은 트레킹이라기보다 자연 속을 산책하는 코스로, 운동화만 신어도 충분히 완주할 수 있습니다.

가을 주말에는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지만, 평일 오전에는 조용하고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단풍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물 위에 비친 단풍과 나뭇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풍경은 설악산의 부드러운 가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걷는 동안 마음이 자연스레 차분해지고, 계절이 주는 색감이 천천히 스며드는 길 — 그것이 바로 주전골 탐방로의 매력입니다.

 

 

케이블카로 즐기는 설악산 단풍 조망 (권금성 전망대)

등산이 부담스럽다면 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 전망대에서 단풍을 감상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설악동 매표소에서 케이블카를 타면 약 5분 만에 권금성 정상에 도착하며, 이곳에서는 대청봉, 울산바위, 속초 시내까지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실제 대청봉 정상은 아니지만, 단풍 능선이 이어진 설악의 중심을 조망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로 손꼽힙니다.

케이블카가 오르는 동안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한 편의 영화 같습니다. 붉은 단풍과 노란 숲이 겹겹이 쌓여 이어지고, 바위 능선 사이로 햇살이 비칠 때마다 산의 결이 드러납니다. 정상에 도착하면 권금성의 성터를 따라 걸으며 가을빛에 물든 산자락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발아래로는 설악동 계곡이 길게 뻗어 있고, 멀리 대청봉과 울산바위가 단풍빛에 물든 채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전망대 주변에는 짧은 탐방로가 이어져 있어, 몇 걸음만 옮겨도 다른 각도에서 새로운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바위 위에 앉아 잠시 머물면 바람결에 단풍잎이 흩날리며, 가을의 깊은 정취가 마음속으로 스며듭니다.

특히 오후 3시 무렵, 햇살이 기울며 산 능선이 붉게 빛나는 시간대가 가장 아름답습니다. 사진가들이 이 시간을 기다려 셔터를 연달아 누르고, 여행객들은 전망대 난간에 서서 깊은숨을 내쉬며 단풍의 색감을 온전히 느낍니다. 체력 부담이 거의 없어 어르신이나 어린이도 함께 즐길 수 있으며, 케이블카를 타는 동안에도 단풍의 색 변화가 실시간으로 눈에 들어옵니다.

탑승 요금은 성인 기준 왕복 15,000원(2025년 기준)이며, 단풍 절정기에는 대기시간이 길어 오전 일찍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온 뒤에는 설악동 공원 내의 카페나 다원에서 차 한 잔을 마시며 단풍 풍경을 내려다보는 것도 좋습니다. 멀리 보이는 속초 바다와 울산바위, 그리고 단풍빛으로 물든 능선이 한데 어우러져, 설악산이 가진 또 다른 가을의 절경을 완성합니다. 짧은 이동만으로도 이런 장관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케이블카 코스는 설악산 단풍 여행의 숨은 명소로 불릴 만합니다.

 

 

결론: 가볍게 즐기는 설악산의 가을

설악산의 단풍은 꼭 대청봉 정상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색약수의 계곡길, 주전골의 물가 산책로, 케이블카의 하늘길 — 이 세 곳만으로도 설악의 가을은 충분히 완성됩니다. 등산화 대신 운동화로, 거친 숨 대신 여유로운 산책으로 즐기는 단풍 여행은 또 다른 매력을 전해줍니다.

산을 오르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설악의 단풍은, 고요함과 색감이 어우러진 ‘걷는 명상’과도 같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단풍의 파도와, 계곡을 따라 흐르는 붉은 잎의 향연은 설악이 선사하는 가장 깊은 가을의 얼굴입니다. 올해 가을에는 체력 부담 없이, 마음이 이끄는 길을 따라 설악의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가 보세요. 가벼운 걸음으로 만나는 이 단풍의 계절은, 그 어떤 산행보다 오래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