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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단풍여행 코스: 천년숲정원부터 도리마을까지

by Daniella1022 2025. 10. 31.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박장용

 

 

신라 천년의 도읍지였던 경주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유적으로 남아 있는 곳입니다. 오래된 사찰과 고분, 남산 자락의 석조 유물들이 계절마다 다른 분위기를 풍기며,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계절 내내 붙잡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을은 경주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계절입니다. 신라의 옛 수도에 내려앉은 단풍은 역사적 풍경에 계절의 색을 더하며, 도시 전체를 더 고즈넉하고 고풍스럽게 물들입니다.

이 글에서는 경주에서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단풍 명소 세 곳, ‘천년숲정원’, ‘통일전 은행나무길’, ‘도리마을 은행나무숲’을 중심으로, 역사와 자연을 함께 체험하며 걷는 힐링 코스를 소개합니다. 특히 이들 장소는 매년 11월 초부터 중순 사이에 단풍이 절정을 이루기 때문에, 이 시기에 방문하시면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천년숲정원 – 신라의 정원을 걷다

‘천년숲정원’은 2023년 경상북도 지방정원으로 지정된 이후, 경주의 대표적인 자연 힐링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약 33만㎡ 규모의 이 정원은 신라의 역사와 정원의 미학을 현대적으로 결합한 공간으로, 누구나 무료로 입장할 수 있어 접근성이 뛰어납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세 가지 산책 코스를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짧게 둘러보는 ‘쉬엄쉬엄코스(40분)’, 주요 구역을 포함한 ‘기본코스(90분)’, 정원의 전 구역을 여유롭게 걷는 ‘마스터코스(3시간)’로 구성되어 있어, 체력과 일정에 맞게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은 방문객들이 찾는 곳은 정문을 지나 바로 왼쪽으로 이어지는 ‘거울숲’입니다. 이곳은 아름드리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시냇물 너머로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있으며, 시냇물 위에는 징검다리와 외나무다리가 놓여 있어 독특한 풍경을 만듭니다. 물 위로 반사되는 나무들의 모습은 마치 거울을 보는 듯해 ‘거울숲’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이 장면을 사진에 담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설 정도로 인기 있는 포토존입니다. 떠다니는 낙엽과 반영된 풍경이 어우러져 동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조금 더 안쪽으로 이동하면 ‘서라벌정원’이 나타납니다. 이 구역은 신라의 도읍지였던 서라벌을 테마로 조성되었으며, ‘천년미소원’, ‘왕의 정원’, ‘암석원’ 등 세부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천년미소원’은 벤치와 넓은 잔디광장이 어우러진 편안한 공간으로, 자연 속에서 미소가 절로 지어지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왕의 정원’은 이름처럼 품격 있는 조경이 인상적인 곳으로, 인공폭포인 ‘구름폭포’가 있어 숲 속에서 흐르는 물소리와 함께 깊은 휴식을 제공합니다.‘암석원’은 바위와 식물들이 조화를 이루며 자연미를 강조한 공간입니다. 이곳은 특히 가을철, 식물의 색 변화와 바위의 질감이 대비를 이루어 사진으로 담기에 매우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합니다. 바위 위나 옆에서 위로 난 숲길을 바라보면 한 폭의 풍경화 같은 장면을 만날 수 있습니다.

조용한 분위기를 선호하신다면 ‘버들못 정원’도 추천드립니다. 이곳은 수양버들이 드리운 연못과 숲이 어우러져 동양화 같은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장소입니다. 특히 가을 바람에 수양버들의 가지가 흔들릴 때, 마치 그림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일으킵니다. 다른 구역에 비해 찾는 이들이 적어 조용한 산책이 가능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에도 안성맞춤입니다.

3월부터 11월까지는 숲 해설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오전 10시, 오후 2시에 접수할 수 있으며, 천년숲정원의 다양한 테마와 식생에 대해 전문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산책할 수 있어 교육적 가치도 높습니다.

 

 

통일전 은행나무길 – 황금빛 역사 산책

천년숲정원에서 차량으로 약 5분 정도 이동하면, 경주의 또 다른 역사 명소인 ‘통일전’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이곳은 ‘야외 박물관’이라 불리는 경주 남산 자락에 위치해 있으며, 삼국통일의 주역들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역사 공간입니다.‘통일전’에는 태종 무열왕, 문무대왕, 김유신 장군의 영정을 모신 본전을 중심으로, 삼국통일에 헌신한 수많은 이름 없는 민초들을 기리기 위한 기념비도 함께 세워져 있습니다. 고대사 속 영웅들과 민중이 함께 기억되는 이곳은, 단순한 문화재 이상의 상징성을 지닌 장소입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먼저 넓은 연못과 화랑정이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잔잔한 수면 위로 가을 하늘이 비치고, 주위를 둘러싼 소나무 숲과 단풍이 어우러져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곳은 본전으로 향하기 전 잠시 머물며 여유를 느끼기에 좋은 장소로, 연못과 정자가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풍경은 계절마다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언덕길을 따라 본전까지 오르면, 통일전 앞의 너른 마당이나 통일전을 사방으로 감싸는 회랑 끝자리에 위치한 누각 위에서 멋진 전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그곳에 서면, 약 2km에 걸쳐 양쪽으로 빽빽하게 늘어선 은행나무길이 한눈에 펼쳐지는데, 이 장면은 경주 단풍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이 길은 천년숲정원에서 통일전으로 차량을 타고 이동할 때 자연스럽게 지나게 되는 도로입니다. 위에서 내려다본 풍경을 마음에 담은 뒤, 직접 그 은행나무길을 걸어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됩니다. 단풍이 만들어낸 황금빛 터널 속을 천천히 걷다 보면, 어느새 계절의 결을 따라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가을 햇살 아래 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와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빛의 결이, 그 길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줍니다.

가을이 되면 이 길 양옆의 은행나무들이 노랗게 물들며, 마치 황금빛으로 물든 터널처럼 장관을 이룹니다. 바람이 불면 은행잎이 흩날리며 길 위에 노란 잎의 물결을 만들어내고,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치 천년 전 신라의 풍경 속을 걷는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특히 길의 중앙부에 서서 양옆 나무들이 대칭을 이루는 방향으로 사진을 찍으면, 감성이 가득 담긴 장면을 남길 수 있어 많은 여행객이 찾는 포토 스팟으로도 유명합니다.

노랗게 내려앉은 낙엽은 길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며, 걷는 이의 발걸음을 더욱 조심스럽고 느리게 만듭니다. 굵은 은행나무 기둥들은 든든한 배경이 되어주고, 그 뒤로 펼쳐지는 경주 남산과 벼를 벤 들녘의 풍경은 이 계절의 깊이를 더해줍니다. 이곳에서는 시간의 흐름과 자연의 호흡이 함께 어우러지며, 산책하는 이들에게 고요한 감동을 전합니다.

 

 

도리마을 은행나무숲 – 노란빛 감성 마을

‘도리마을 은행나무숲’은 본래 은행나무 묘목장이 있던 곳이었으나, 오랜 시간이 흐르며 마을 전체가 은행나무로 둘러싸인 숲처럼 변화한 곳입니다. 지금은 약 5,000평 규모의 은행나무 숲이 형성되어 있으며, 경주의 숨은 가을 단풍 명소로 조용히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이곳의 은행나무는 수령 약 50년 이상으로 추정되며, 대부분이 수십 미터 높이의 아름드리나무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숲 속을 걷다 보면 가지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과 바닥에 수북이 쌓인 노란 낙엽이 마치 황금빛 카펫처럼 펼쳐져 있어, 어느 각도에서든 감성적인 장면을 연출합니다.

은행나무 숲은 세 곳 정도의 주요 스팟으로 나뉘며, 전체적으로 지형이 평탄해 걷기에 편안합니다. 숲을 한 바퀴 도는 데는 약 1시간 정도 소요되며, 빠르게 스쳐 지나가기보다는 천천히 머무르며 둘러보기에 더없이 좋은 코스입니다. 특히 붐비는 관광지와는 달리 비교적 한산해, 혼자 걷기에도 좋고 아이들과 함께 산책하기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도리마을의 매력은 단순한 숲 이상의 공간 구성에 있습니다. 마을 곳곳에는 감성적인 벽화와 문구가 담긴 담벼락들이 이어져 있어, 은행나무 숲과 감성 벽화를 오가며 걷는 그 자체가 하나의 여정이 됩니다. 숲을 지나면 벽화가, 벽화를 지나면 다시 숲이 나타나는 순환 구조는 마치 마을 전체가 하나의 정원처럼 느껴지게 만듭니다. 사진을 찍기 좋은 포인트들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기념사진을 남기기에도 훌륭한 장소입니다.

은행나무 숲의 끝자락에 다다르면, 마을을 둘러싼 들판과 논이 시야를 시원하게 열어줍니다. 높은 은행나무 줄기 사이로 바라보는 가을 들녘의 풍경은, 경주의 다른 관광지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고즈넉한 감성을 선사합니다. 이곳은 풍경을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대로는 오전 10시부터 11시 사이, 햇살이 부드럽게 비출 때가 좋습니다.

마을 입구와 숲 근처에는 직거래 장터와 작은 카페들이 있어, 산책 후 잠시 머무르기에 좋습니다. 직접 재배한 농산물이나 지역 특산물을 구경하거나, 단풍에 둘러싸인 카페 창가에서 차 한 잔을 마시며 하루의 여운을 즐길 수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은행나무를 정성스럽게 가꾸고 보존하고 있어, 단풍 시즌 외에도 사계절 내내 자연의 변화가 느껴지는 곳입니다. 도리마을은 유명 관광지의 화려함보다는 일상의 여백 속 고요한 가을을 찾는 이들에게 더욱 어울리는 여행지입니다.

 

 

여행 중 만나는 경주 맛집의 정취

천년숲정원과 통일전 인근은 단풍 산책뿐만 아니라, 정갈한 식사 한 끼를 즐기기에 제격인 맛집들 또한 조용히 숨어 있는 곳입니다.

관광 중심지와는 달리 이 지역은 비교적 한적하면서도, 현지인 중심의 예약제 식당이 많아 여유롭고 깊이 있는 식경험을 제공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된장찌개와 두부전골로 특화된 ‘고○반’입니다. 이 식당은 100% 예약제로만 운영되며, 메뉴는 단출하지만 깊은 된장의 맛과 직접 만든 두부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정갈한 한식의 진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외관은 가정집처럼 아담하고 소박하지만, 실내로 들어서면 감각적인 도자기 장식과 전통 소품들이 어우러져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마치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은 듯한 느낌을 주며, 반찬 대부분은 직접 만든 것으로 구성되어 있고 일부는 현장 구매도 가능합니다. 건물 앞뒤로 넉넉한 주차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차량 이용에도 편리합니다.

또 다른 추천 장소는 넓은 마당과 전통 한옥 건물이 인상적인 한우 정식 전문점입니다. 이곳은 정갈한 상차림과 독립된 좌석, 1인 화로 시스템으로 유명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직접 한우를 구워 먹는 방식입니다. 고기 본연의 풍미를 살릴 수 있는 숙성과 화로 온도에 대한 배려가 돋보이며, 냉면이나 국밥이 함께 나오는 정식 구성 또한 훌륭합니다. 식당 내부는 통창 너머로 단풍이 든 마당이 보이며, 전통적인 분위기 속에서 여유롭게 식사할 수 있습니다.

고기 질에 비해 가격도 합리적이고, 서비스 품질도 높아 만족도가 높습니다. 이곳은 단풍철에는 예약이 빠르게 마감되니 방문 전 전화 문의를 권장합니다. 경주의 자연과 전통을 고루 품은 식사 공간으로,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결론: 경주, 가을빛 정원의 도시

경주는 신라의 역사뿐만 아니라, 자연과 감성을 동시에 담아내는 도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천년숲정원에서 정원의 미학을, 통일전 은행나무길에서 황금빛 역사 산책을, 도리마을 은행나무숲에서 감성 가득한 마을 풍경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한때 천년의 역사가 흐르던 도시가, 이제는 천년의 숲으로 사람들을 맞이합니다. 경주의 가을은 단순한 관광이 아닌, 시간과 마음이 천천히 물드는 여정입니다.

이 가을, 경주에서 당신만의 천년 기억을 만들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기억은 단순한 사진 한 장이 아닌, 시간과 공간 속에 남는 경험이 될 것입니다. 느긋하게 걷고, 조용히 바라보고, 따뜻한 한 끼로 마무리하는 경주의 가을은 당신의 일상에 오래도록 스며들 것입니다. 잠시의 여유가 필요할 때, 이 정원 같은 도시를 다시 떠올려 보세요.